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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의 삼'이라 불린 쉽싸리

view10269 2026. 9. 2. 14:04

1. 쉽싸리란? (비슷한 식물 구분 포함)

안녕하세요, 오늘은 다소 거친 이름과 달리 '땅속의 삼'이라 불릴 만큼 귀한 대접을 받아온 식물, '쉽싸리'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쉽싸리는 꿀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Lycopus lucidus입니다. 산골짜기 습한 땅이나 연못가, 냇가 주변에서 무리 지어 자라는 것이 특징이며, 다른 이름으로는 쉽사리, 개조박이, 쇱싸리 등으로도 불립니다.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연못을 뜻하는 한자 '소'에서 발음이 변형되었다는 설과, 소를 방목하는 습한 곳에서 잘 자란다고 하여 붙었다는 설이 함께 전해집니다.

쉽싸리의 생김새를 살펴보면,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퍼지는데 다소 굵고 흰빛을 띱니다. 땅 위 줄기는 사각으로 모가 나 있고 속이 비어 있으며 녹색을 띠는데, 마디 부분만 검은빛이 도는 것이 특징입니다. 잎은 마주나며 옆으로 퍼져 달리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주난 잎이 십자 모양을 이루는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잎을 만지거나 비비면 박하와 비슷한 은은한 향이 나는 것도 흥미로운 특징입니다. 7월에서 8월 사이 잎겨드랑이에 자잘한 흰색 꽃이 뭉쳐 피고, 이 시기 습지를 뒤덮듯 무리 지어 피어나는 하얀 꽃 무리는 꽤 인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여기서 가장 헷갈리기 쉬운 식물은 '익모초'입니다. 익모초 역시 쉽싸리와 같은 꿀풀과에 속하고, 여성 건강에 좋은 약초로 유명하다는 공통점 때문에 두 식물은 종종 함께 언급되며 혼동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두 식물은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익모초는 두해살이풀로 줄기 단면이 둔한 사각형이고 전체에 흰 털이 빽빽하게 나 있으며, 연한 홍자색 꽃이 피는 반면, 쉽싸리는 여러해살이풀로 줄기에 털이 거의 없이 매끈하고, 흰색 꽃이 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서식지도 익모초는 비교적 건조한 들판을 선호하는 반면, 쉽싸리는 습지나 물가를 선호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쉽싸리속 안에는 애기쉽사리, 개쉽사리, 털쉽사리와 같은 여러 근연종이 함께 자생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서로 잎의 크기와 털의 유무, 자라는 지역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이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이들 모두 오랜 세월 함께 약용으로 활용되어 온 식물군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2. 쉽싸리효능과 성분

쉽싸리는 잎과 뿌리 각각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어 온 독특한 식물입니다. 잎 부위, 즉 지상부를 한방에서는 '택란'이라 부르고, 땅속줄기 부위는 '지순'이라 하여 구분해 사용해 왔습니다.

쉽싸리에는 플라보노이드와 베타-시토스테롤 등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성분들은 혈류 개선과 항염증, 상처 회복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예로부터 쉽싸리가 어혈을 풀어주는 효능이 뛰어난 약초로 평가받아 온 배경을 설명해 줍니다. 실제로 타박상으로 멍이 들거나 붓고 아플 때, 그리고 상처 부위에 염증이나 종기가 생겼을 때 쉽싸리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전해집니다.

한의학적으로 쉽싸리의 성질은 약간 따뜻하고 맛은 쓰고 매우며 독성은 없는 것으로 분류됩니다. 잎인 택란은 어혈을 제거하고,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을 다스리며, 몸과 얼굴이 붓는 증상, 산후에 기혈이 뭉쳐서 생기는 복통, 어혈로 인한 무월경과 생리통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어혈을 풀어주는 약재이면서도 몸의 정기를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예로부터 산부인과 영역에서 익모초와 더불어 여성에게 매우 좋은 약초로 함께 언급되어 왔습니다.

땅속줄기인 지순은 잎과는 또 다른 효능으로 활용되었습니다. 기운을 보하고, 땀을 나게 하거나 소변을 잘 나오게 하여 부기를 가라앉히며, 토혈과 코피, 산후 부종과 복통, 대하 증상에 달여서 사용해 왔다고 전해집니다. 약리 작용으로는 심장 기능을 튼튼하게 돕는 강심 작용이 보고되어 있어, 순환기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 연구에서는 쉽싸리, 즉 택란의 뿌리줄기 추출물이 요산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의 활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확인되었는데, 이는 통풍의 완화와 항산화 작용 측면에서 의미 있는 결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택란은 자궁을 수축시키는 작용이 있을 수 있어 임산부는 섭취를 피해야 하며, 따뜻한 성질을 지닌 약재이기 때문에 몸에 열이 많은 체질에게는 권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3. 식용법 및 민간 사례

쉽싸리는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쌉쌀한 나물이자, 멍들고 붓는 데 두루 쓰이던 귀한 약초로 오랜 세월 우리 삶 속에 자리해 왔습니다.

식용으로는 봄철 여린 순을 나물로 즐겨 먹었습니다. 어린잎과 줄기를 끓는 물에 데친 뒤 찬물에 헹궈 쓴맛을 어느 정도 빼내고, 된장이나 고추장, 참기름을 넣어 조물조물 무쳐 먹으면 은은한 박하향과 함께 쌉쌀한 풍미가 어우러진 나물 반찬이 완성됩니다. 여름철 더위에 지쳐 입맛이 없을 때 즐겨 찾던 소박한 산채였다고 전해집니다.

약용으로 활용할 때는 잎과 뿌리를 채취하는 시기가 서로 달랐습니다. 잎, 즉 택란은 여름에서 가을까지 잎이 가장 무성할 때 지상부 전체를 채취해 햇빛에 말려서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말린 택란을 물에 달여 마시면 어혈을 풀어주고 부기를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여, 산후 회복기의 여성들에게 특히 귀하게 쓰였습니다. 타박상을 입었거나 잘 낫지 않는 종기와 부스럼이 있을 때는 신선한 잎을 짓찧어 환부에 붙이면 효험이 있다고 전해집니다.

땅속줄기인 지순은 가을에서 겨울 사이 뿌리를 채취해 사용하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었습니다. 다만 뿌리가 옆으로 길게 뻗어 있어 캐내기가 쉽지 않다는 특징이 있어, 채취에 상당한 수고가 필요한 약재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캐낸 지순을 달여서 산후 부종이나 산후 복통, 대하 증상이 있을 때 활용했다고 전해집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쉽싸리를 청주에 담가 발효시키는 방법도 전해지는데, 청주 속의 당분이 쉽싸리에 흡수되어 갈변 반응이 활발히 일어나면서 독특한 풍미의 약술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처럼 쉽싸리는 나물로, 약재로, 때로는 약술의 재료로까지 다양하게 우리 생활 속에서 활용되어 온 식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4. 동의보감 및 현대 연구

쉽싸리는 우리 옛 문헌에서도 그 이름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는 유서 깊은 약초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쉽싸리를 '택란'이라는 이름으로 처방에 사용했다는 기록이 전해지며, 이 밖에도 지삼, 지순, 지과인묘와 같은 여러 별칭으로도 불렸습니다. 이는 쉽싸리가 오랜 세월 여러 지역과 문헌에서 폭넓게 다뤄져 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전통 의서에서는 쉽싸리의 잎을 어혈을 제거하고 소변을 잘 통하게 하며, 몸이 붓는 증상과 산후 복통, 무월경, 생리통을 다스리는 부인과 요약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혈을 풀어주는 약재들 중에서도 몸의 정기를 상하지 않게 하면서 치료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어, 익모초와 함께 여성 질환에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약초로 높이 평가받아 온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쉽싸리, 즉 택란에 함유된 성분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택란의 뿌리줄기, 즉 괴경 추출물을 대상으로 한 항산화 특성 연구에서는, 건조와 볶음 등 가공 방식에 따라 요산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의 저해 활성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이러한 효소 저해 활성은 통풍 완화와 항산화 작용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으로 알려진 쉽싸리의 부종 완화 효능과도 연결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결과입니다.

이 밖에도 쉽싸리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와 베타-시토스테롤 성분의 항염증 및 항산화 효과에 대한 가능성이 최근 연구를 통해 보고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연구들은 대부분 추출물을 활용한 실험실 수준의 기초 연구에 머물러 있어,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 검증까지 이르렀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습니다. 전통적으로 전해지는 효능과 현대 과학의 초기 연구 결과가 어느 정도 접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정확한 진단과 전문가 상담 없이 임의로 다량 섭취하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쉽싸리는 거친 이름 뒤에 '땅속의 삼'이라 불릴 만큼 귀한 약효를 품고 있는 반전 매력의 식물입니다. 여름철 쌉쌀한 나물로, 그리고 어혈과 부기를 다스리는 소중한 약재로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온 쉽싸리, 앞으로도 눈여겨봐야 할 우리 산야초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쉽싸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또 다른 흥미로운 우리 산야초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